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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 있는 병원이라서 많은 방문객이 회사원 등 직장 생활을 하는 2-3십대가 많습니다.
제 과거를 돌아봐도 그렇고 대학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이제 몇년 한 정도의 청년들이라면 정신과 외래를
찾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이 사람과 관계의 자극입니다.
어떤 자극이든, 자극의 총량이 어떻든 정신과 외래를 찾아 올때 관계의 특징을 보면 상당히 극단적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관계망이 너무 단촐해서 겨우 가까은 가족 몇 사람이 남은 경우, 직장에서 일로 연결로 몇 사람이
전부인 경우입니다. 시골집 담벼락 구석에 사는 거미를 상상해보면 비바람에 시달려서인지 기술이 부족해서인지
촘촘하고 대칭적인 아름다운 거미줄이 아니라 성근 몇 가닥 거미줄에 매달려 있는 모습입니다. 외부의 조그만 힘으로도
바닥으로 추락할 아슬아슬한 그런 모습.
반대로 어떤 분들은 가족, 친구, 동호회, 신앙모임, 이성,동성 친구 등 너무 많은 관계들로 늘 분주하고 그런 관계들을 관리하느라
피곤하고 자신이 주고 있는 관심 만큼의 대답과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것에 속상해 하고 심지어 이런 관계들을 지키지 못할까 늘 자신을
희생하면서 억울한 심정까지 느낍니다.
젊은 시절, 대인관계의 경험은 당연히 주어진 관계가 넘치던 중고교 시절을 지나면서 진짜 자신의 욕구와 기술, 성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양 극단의 어느 쯤이 우리가 편안하게 느끼는 지점일까요? 심리적으로 우리는 늘상 혼자되기와 연결하기의 중간에서 갈등하며 삽니다.
성근 거미줄, 네트워크는 비바람 치는 어느날 추락하여 우울증이나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과도한 관계의
독, 즉 과자극으로 지치게 됩니다.
누구는 관계를 찾아 내고 만들고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할 것이고 누군가는 잠시 지친 마음을 쉬고 충전할 자신만의 동굴에서 혼자되기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일시적 고립, 홀로 되기에 대해 너무 불안해 하지 말고 말입니다.